무더위와 습도가 각종 부작용을 낳고 있다.
평소에는 가볍게 넘겼던 문제도 다툼으로 번지고 심지어는 폭행사건으로 비화되고 있다.
최근 홍성군 오관리 한 상가에서는 에어컨 실외기를 놓고 업주간 시비가 불거졌다.
업주 A씨가 편법으로 설치된 실외기를 문제 삼아 민원을 제기한 것이 발단.
A씨는 “평소에는 대충 넘어갔는데 무더위로 실외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를 참을 수 없었다”며 “시정요구가 먹히지 않아 신고했다”고 말했다.
소음과 담배연기로 인한 분쟁도 빈번하다.
보령시 동대동 주공아파트에 거주하는 B씨는 아파트 건너편 상가에서 틀어 놓은 음악소리가 자정까지 이어지자 민원을 제기했다. 대천동의 한 아파트는 ‘층간 흡연’에 따른 민원으로 곤욕을 치렀다.
최모(41·보령시)씨는 “무더위 때문에 불쾌지수가 높아 담배연기와 소음마저 신경쓰인다”고 말했다. 사소한 다툼이 주먹다짐으로 번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지난 18일 보령시에서는 마을주민 10여명에게 폭력을 휘두른 김모(51)씨가 구속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사람들이 날 무시해 폭력을 휘둘렀다”며 “날씨 탓”이라고 강변했다.
앞서 지난 17일 보령시의 한 술집에서도 친구들끼리 사소한 말다툼을 벌이다 몸싸움으로 번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 도내에서는 하루 평균 40여건의 폭력신고가 접수되고 있으며, 상당수는 단순 시비가 몸싸움으로 번진 경우다.
경찰 관계자는 “무더위로 인해 불쾌지수가 높아져 작은 말다툼이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많다”며 “불쾌지수가 높아진 만큼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