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정치적 신사협정`을 맺을 수 있을까?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안철수 신당’이 출현할 경우 지방선거에 또 다른 변수가 될 거란 전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나온 얘기다. 충청권을 중심으로 놓고 보면 새누리당과 민주당에 실증을 느낀 세력, 특히 자취를 감춘 지역 기반 정당의 지지자들이 안철수 신당에 힘을 보탤 경우 일정부분 파괴력을 발휘할 거란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와 무소속 안철수 의원(서울노원병) 사이에 일종의 ‘정치적 신사협정’ 가능성이 벌써부터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단 “가뜩이나 어려운 여건에서 각자의 후보를 낼 경우 백전백패일 것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사전 조율이 이뤄지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양측의 속내는 조금씩 다른 분위기다. 서로 부담스러운 안희정-안철수 ‘정치적 신사협정’ 가능성 주목 특히 안 지사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차기 대선의 유력 주자로 부각될 거란 점에서 양측 모두 복잡한 셈법이 작용할 수밖에 없다. 안 의원 역시 최종 목표는 2017년 대선에 있다는 점에서 하나를 주고 다른 하나를 챙기는 식의 접근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예를 들어, 안 의원이 ‘충남도지사 무공천’을 선언하는 형태로 양보하는 자세를 취하더라도 안 지사로선 기쁜 마음으로 이를 수용하긴 어려울 듯하다. 차기 대선에서도 야권후보 단일화가 시도될 경우 “이번에는 안 지사가 양보해야 한다”는 여론에 직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한 표가 아쉬운 안 지사로선 안철수 신당의 후보가 충남 땅에 명함을 내미는 것 자체만으로도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야권의 단 몇 %라도 가져갈 경우 새누리당의 승리로 이어질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안 지사가 안 의원을 겨냥 “제발 신당 창당은 안 했으면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수차례 한 이유도 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안 의원의 입장에서도 만약 자당의 후보로 인해 안 지사가 재선에 패배할 경우 그에 따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인 만큼 면밀한 분석과 전략적 접근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안 의원이 안 지사에 맞설 만한 인물을 영입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겠지만 말이다. 안 의원 측은 현재 신당 창당에 대비 충남을 비롯한 충청권 정치 지망생들과의 폭넓은 인적네트워크 형성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철수 측 “충남 전략? 창당이 우선” 민주당 측 “눈·코·입도 안 나와” 아직 그 면면이 드러난 상태는 아니지만,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공천에 자신이 없는 현직 지방의원이나 정치 신인들이 안철수 신당에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안 의원 측 관계자는 “6월 지방선거를 목표로 창당을 준비하고 있고, 그에 따른 절차를 밟아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며 도지사 선거 등 충남지역 전략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까지 고민을 하지는 않고 있다. 현재로선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과 당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거꾸로 보면 충남지역 선거 전략을 짜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로도 들린다. 그는 또 “새 정치의 콘셉트에 맞는 인물을 찾는 것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기자의 지적에 대해선 “그렇다고 정치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만으로 정치를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충남지역 핵심 인사는 “(태아로 따지면) 눈·코·입도 아직 안 나왔다”는 말로 안철수 신당의 실체가 전혀 없는 상황임을 지적한 뒤 “그 쪽(안철수)이 준비하는 과정에서 큰 힘을 받는다면 독자적으로 가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억지로 (충남도지사 후보를) 내려고 하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야권의 충남도지사 후보가 분열될 경우 무조건 패배한다는 것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라며 어떤 식으로든 조율이 필요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디트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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