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와 고추 양파 마늘 등 김장채소 가격이 폭락하며 농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14일 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건고추 600g의 가격은 5,300원대로 지난해 비슷한 시기 가격(8,940원)의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고추가격 폭락은 값싼 중국산 고추의 무분별한 수입 때문이다.
한 해 전국 고추 생산량이 10만~11만톤 가량이지만 지난해 수입된 고추만 9만3,000여톤에 달한다. 수입 냉동고추를 국내에서 가공해 판매할 경우 가격은 4,000원 정도(600g 기준)로 국내산보다 1,000원 이상 싸다.
더욱이 도내의 경우 표본조사에서 52%의 고추농가가 대풍년으로 응답해 가격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배추 역시 1㎏ 당 도매가가 600원대로 지난해 1,200원대에 비해 절반 이상 폭락했다. 올 겨울배추 생산량은 36만톤으로 예상돼 예년에 비해 3만톤 이상이 남아돌 것으로 전망된다.
마늘의 1㎏당 거래가도 2,500원대로 지난해 가격에 비해 35%나 떨어졌다.
농가의 재배 의욕도 꺾였다. 농업관측센터의 조사 결과 마늘 재배농가의 12%가 내년엔 마늘농사를 짓지 않겠다고 응답했다.
청양의 한 배추 재배농은 “배추가격이 매년 널뛰기하듯 오르락내리락해 항상 애를 태운다”며 “다른 밭작물로 전환하려 해도 다들 가격이 안좋으니 마땅한 방도가 없다”고 했다.
농정당국 관계자는 “김장채소는 가격 변동이 커 공급이 조금만 많아도 가격이 폭락하기 쉽다”며 “배추와 양파는 지난 6월부터 정부가 수급조절을 하고 있으며 앞으로 무와 고추 마늘 등도 수매 등을 통해 가격을 안정시키겠다”고 말했다.
김명일 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