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완구 의원(부여·청양)이 당 ‘세종시 지원을 위한 특위’(세종시 특위) 위원장에 21일 선임됐다. 이 의원은 황우여 대표로부터 이미 지난 9월 “세종시 특위 위원장을 맡아 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한 달 여 동안 고사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시 특위의 최대 현안인 ‘세종시 특별법 개정’의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이유라 할 수 있겠지만, 정치적인 고민도 많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명박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맞서 충남도지사직을 던진 그가 다시 세종시 특위를 이끌게 될 경우 ‘충청도 매몰’이라는 부작용으로 인해 차기 당권주자로서의 위상과 면모를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의원 역시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와 만나 “내 운명이라고 생각했다…내가 아니면 누가 할까 싶었다”며 이에 대한 고민이 컸음을 내비쳤다. 이 의원으로선 그야말로 ‘양날의 칼’을 쥔 셈이다. 정치적으로 보면 “충심(忠心) 먼저 챙기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세종시 특위 구성 역시 고심의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 당 대표 출신에 7선 의원인 정몽준 의원을 비롯해 6선의 이인제 의원,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간사인 황영철 의원,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 ‘0순위’로 꼽히는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정책통 안종범 의원 등 원내·외 15명으로 구성됐다. 충청권 의원은 이장우 의원과 성완종 의원, 박덕흠 의원 등 대전·충남·충북 시·도당 위원장이 모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김고성 세종시당 위원장과 서준원 (재)여의도연구소 자문위원 등 충청권 출신은 위원장 포함, 7명에 그쳤다. 기자들 사이에선 “역대 국회와 당의 특위 중 최다선 특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세종시 특위를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키지 않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다. 이 의원은 “(합류가 쉽지 않았을 텐데) 정몽준 의원과 이인제 의원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특위 참여를 설득하기 위해 개별 위원들에게 일일히 설득작업을 벌여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의원은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에 대해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최대 관건은 광역지역발전특별회계(광특회계)에 ‘세종시 계정’을 신설하는 것인데, 11월 중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 장관, 안전행정부 장관 등을 잇달아 만나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복안이다. 이 의원은 또 세종시 특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이해찬 의원(세종)에 대해서도 “정치적 경쟁이 아닌, 적극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조만간 만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 의원은 “중량감을 가지고 무겁게 가겠다. 세종시 특위는 절대 ‘대충 특위’가 아니다”며 “연내 세종시 특별법과 균형발전특별법을 개정해서 세종시가 글로벌 시티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세종시 특위의 활동 기간은 올 연말까지로 알려졌으며, 국회 내에 구성된 특위와는 달리 재정적인 지원이 전혀 없어 이 의원은 자비를 써 가며 세종시 특위를 이끌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제공= 디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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