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채점 결과가 도저히 믿겨지지 않아요.”
올해 처음 A/B형 수준별 선택형 시험으로 치러진 ‘2014학년도 수능’ 다음날인 8일 오전, 도내 각 고등학교 고3교실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도내 수험생들은 이날 수능 시험지를 펼쳐놓고 가채점 결과를 재확인한 후, 담임 선생님에게 결과를 적어냈다.
점수 제출 후 일부 학생들은 수능시험이 끝났다는 해방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예상보다 낮은 가채점 점수가 나오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점수가 예상보다 낮은 학생들은 눈물을 쏟기도 했다.
수험생들은 “이번 수능에서 수학·영어B형이 지난해 수능 수준으로 어렵게 출제돼 잘 봤는지 못 봤는지 조차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란스럽다”고 했다.
홍성여고 김 모(18)양은 “가채점 결과 평소보다 점수가 많이 떨어졌다”며 “특히 영어 B형, 화학이 어려웠다. 생각했던 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아 많이 속상하다”고 말했다.
평소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학생들 역시 올해 수능 난이도가 높았다고 평가했다.
청양고 이 모(18)군은 “평소에는 1등급을 받았던 과학탐구 영역이 어려웠던 화학 과목 때문에 4등급이 나올 것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도내 고3 교사들은 진학 지도에 비상이 걸렸다.
각 학교 입시전략 담당교사들은 “첫 선택형 수능으로 최종 점수 수준 분포도 예측이 어렵다”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1~2점이나 한 두 문제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기 때문에 최종 성적이 통보되는 27일 전까지 결과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보다 수능을 잘 못 본 상위권 학생 중 내신이 좋은 학생은 수시 2차를, 수능 성적이 좋은 학생들은 정시모집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중하위권 학생들은 수도권과 지방대, 전문대 등 기존 지도 방식과 각 학교별 전형을 살펴 진학 지도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충남도교육청 수능분석팀은 이날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문항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국어의 경우 “A/B형의 난이도 차가 큰 편이나 공통 문항들의 수준은 지난해와 비슷한 난이도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수학은 “A형은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됐으나 B형은 다소 어렵게 출제돼 수험생들의 체감 난이도가 다소 높았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영어는 “A형은 쉬운 수능의 취지가 유지된 반면, B형은 9월 모의평가에 비해 어렵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이선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