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보다 늘어나는 빚이 많으니…. 아무리 노력해도 사는게 팍팍할 수 밖에 없습니다.” 직장인 이 모(42·청양읍)씨는 최근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었다. 늘어난 대출이자를 갚다 보니 생활비가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올 초 승진하면서 월급이 기존보다 10% 정도 올랐지만 전셋값을 올려주느라 오히려 은행에서 1,500만원을 더 빌렸다. 이씨는 “월급이 10% 올라봤자 1년으로 따지면 300만원 정도인데 전셋값은 이보다 5배는 더 뛰었다”며 “열심히 살아도 우리 같은 서민들은 매일 제자리”라고 푸념했다.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소득 증가세가 부채 오름세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다. 최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이 공동으로 조사해 발표한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며 도내 가구의 평균 자산은 2억3,814만원으로 지난해 2억922만원보다 13% 늘었다. 자산은 저축액과 부동산, 자동차, 부채 등을 모두 더한 액수이다. 부채도 늘었다. 도내 가구의 평균 부채는 3,874만원으로 지난해 3,295만원보다 15.6% 증가했다. 자산 증가율보다 2.6%포인트 높은 증가세다. 증가한 자산보다 늘어난 빚의 폭이 더 크다는 의미다. 특히 도내 가구의 금융 부채는 19.1%나 급증했다. 부채를 보유한 가구의 비율 역시 지난해 57.3%에서 62.1%로 4.8%포인트 늘었다. 도민 10명 중 6명 이상이 부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도내 가구의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도 덩달아 상승했다. 지난해 총 자산에서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은 15.7%였으나 올해는 16.3%로 소폭 올랐다. 이와 반대로 전체 자산에서 순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은 그만큼 줄었다. 한국금융연구원 한 관계자는 “소득이 정체된 상황에서 빚은 늘거나 여전히 남아있다”며 “고용 창출이 소득 증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프리랜서 안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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