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명 주소가 전면 시행된 2일, 곳곳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새 주소를 익히지 못한 시민들은 주소를 서너 번이나 재확인할 정도로 당황했고 일부 공공기관은 여전히 지번 주소명을 병행하는 등 시행착오가 잇따르고 있다. 전면 시행 이틀째인 2일 홍성우체국에서 등기우편을 부치던 강모(45)씨는 익숙지 않은 도로명 주소 탓에 우편물에 주소를 적는데 몇 번씩 다시 확인한 뒤 겨우 마쳤다. 강씨는 “아직 지번 주소가 익숙하고 도로명 주소가 불편하다”며 “도로명 주소를 찾는 시간도 오래 걸린다”고 했다. 고령의 노인 역시 도로명 주소를 확인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이날 동생에게 택배를 부치기 위해 우체국을 찾은 최모(여·69)씨 역시 메모지에 한글자씩 옮길때마다 주소를 재확인했다. 또 이날 보령시의 한 주민센터에 접수된 전입신고는 모두 4건이었지만 모두 지번 주소로 작성됐다. 결국 전입신고 담당자는 신청서에 적힌 지번 주소를 다시 도로명 주소로 고쳐서 전산처리 했다. 택배와 택시기사들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택배기사 이모(41)씨는 “하루 수백 개를 운송하는데 주소를 모두 검색하기 힘들다”며 “골목길 주소명까지 외워야 해 큰일”이라고 했다. 촌각을 다투는 경찰과 소방은 결국 두가지 주소명 병행을 선택했다. 긴급출동이 많은 119는 일선 소방서에 지령서를 전달할 때 지번 주소와 도로명 주소를 함께 표시하고 있다. 소방서 관계자는 “긴급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 두 가지 주소를 모두 표시하고 있다”며 “대원들이 도로명주소에 익숙해지는데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분간은 구주소를 표시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경찰 역시 긴급상황을 우려해 당분간 지번 주소를 병행한다는 계획이 다. 한 자치단체 관계자는 “시행 초기라 혼란이 있을 수 있다”며 “도로명 주소의 좋은 점이 많은 만큼 점차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프리랜서 이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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