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과 대출 사이트 스팸문자가 시도 때도 없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특히 개인정보 유출 직후 관련 문자가 급증하면서 2차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직장인 최모(42)씨는 이번 설 연휴 기간에만 하루 20~30통의 불법 대출이나 도박사이트 안내 스팸문자를 받았다. 최근에는 늦은 밤과 새벽을 가리지 않고 울리는 스팸문자 알림 소리에 잠을 설치기 일쑤다. 최씨는 “스팸문자가 평소 일주일에 서너번 꼴로 왔는데 개인정보가 유출된 이후로 부쩍 늘었다”며 “잠을 설치는 등 정신적 피해는 물론 2차 피해 불안에 문자 소리만 들으면 섬뜩하다”고 말했다. 주부 정모(여·39)씨도 최근 스팸문자를 피하려고 스팸 차단 앱을 설치했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불법 도박사이트 등이 매번 다른 발신번호와 특수문자를 교묘하게 사용해 정씨가 일일이 번호를 차단해도 또 다른 번호로 스팸문자가 계속 오기 때문이다. 정씨는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 이후 2차 피해가 없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스팸문자 급증만 봐도 2차 피해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포털사이트의 개인정보 유출 소송대응카페에서도 회원들이 끊이지 않는 스팸문자에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하루에 10여개 이상 빠짐없이 오는 스팸문자 때문에 정말 짜증이 나서 못 견디겠다”며 “10년 넘게 사용한 휴대전화 번호를 바꿀까 고민 중”이라고 했다. 경찰 관계자는 “특정 도박과 대출사이트의 스팸문자는 사법권의 단속을 피해 야간이나 휴일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며 “스팸문자 차단 앱을 설치해 일일이 발신번호를 차단하고 처음 보는 발신문자의 링크된 주소를 클릭하지 않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책”이라고 했다. 프리랜서 이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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