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경기가 침체 차원을 넘어 완전 실종됐습니다.” 여객선 ‘세월호 참사’ 후 두번째 맞이하는 주말인 지난 26일 오후 1시 대천어항. 주말마다 발 디딜 틈 없이 관광객들이 몰리고, 진입도로가 주차장을 방불케 했던 대천 어항의 모습은 간데없고 상인들도 거의 일손을 놓았다. 때는 봄 기운이 완연한 4월 말. 재래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고객들을 불러 모을 성수기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예전의 20%도 안될 정도로 매출이 뚝 떨어졌다. 걱정스레 한숨만 토해내고 있는 상인들 사이에서 휴대전화 벨이 요란스레 울렸다. 10년째 건어물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 모(55·여)씨가 “아 예예, 그렇겠네유. 하는 수 없지유”라고 전화를 끊더니 또 한 차례 긴 한숨을 토해낸다. 5월 초 서울에서 오기로 한 단체 손님이 예약을 취소했다는 것. 오늘만 벌써 두 번째 예약 취소 전화다. 박씨는 “요즘 가게나 휴대폰으로 걸려오는 전화는 거의 100% 예약 취소로 전화받기가 겁난다”라며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단체 관광객들의 취소가 잇따라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는 특히 “4~5월은 여름 피서철만큼 나들이 관광객이 많은 성수기여서 하루 매출액이 최대 500만~600만원이었는데,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객들의 발길이 뚝 끊기면서 3일 동안 단 한개도 팔지 못한 적도 있다”며 “주말에 15대 정도 들어오던 관광버스도 오늘은 두대밖에 안 돼 판매 물품도 절반 정도만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광경기가 실종, 어업인들도 조업 일수를 줄이는 타격을 받고 있고, 주변 횟집들도 활어 확보량을 대폭 줄이고 있다. 35년간 배를 탄 김 모(59)씨는 “봄이 되면 바다에 나가 사는게 일이었는데, 지금은 워낙 소비량이 없다보니 1주일에 사흘 정도 조업하는 것이 고작”이라고 말했다. 횟집 주인 강 모(46)씨는 “예전에는 물 좋은 생물을 확보하는 것이 전쟁이었는데, 요즘은 많이 확보하면 폐사하기 일쑤여서 극소량만 취급한다”고 경기 침체 상황을 전했다. 관광경기 침체로 피해가 극심하지만, 상인들은 세월호 참사 실종자 수색소식에서 눈과 귀를 떼지 못한다. “눈물나지. 학생들이 그렇게 많이 희생됐고, 아직도 실종 상태라는데 어떻게 마음 편히 장사를 할 수 있겠어. 그냥 다 죄인이야.” 프리랜서 이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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