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이후 희생자들의 무사생환을 기도했던 대한민국이 ‘심리적 재난 상황’에 빠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자 대신 안타까운 시신만 대거 발견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육체적·정신적 한계상황에 놓였던 실종자 가족들은 겉잡을 수 없이 무너지고 있다. 이를 TV로 지켜본 국민들도 간접 트라우마에 맞닥뜨리고 있다. 이른바 대리외상증후군이다.
대리외상 증후군은 사건 사고의 당사자가 아닌데도 간접 경험으로 인해 ‘외상후스트레스(PTSD)’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간접외상으로도 부르며 학문 용어로는 ‘Vicarious Trauma’라 한다.
주로 참혹한 사건이나 사고를 자주 접하는 경찰관이나 소방관에게 발견되며, 피해자를 대하는 간호사나 심리 치료사들에게도 나타난다.
우울한 기분과 무력감, 불안감, 초조함, 식욕저하, 피로, 불면증 등의 우울증상이 사회 집단적으로 퍼지고 확산·공유되는 현상도 나타난다.
나라 안팎으로 큰 사건이 있을 때, 피해자와 그 주변 사람들은 물론 이를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까지 부정적인 감정을 공유하는 경우가 생긴다.
2001년 미국 9·11테러사태 당시 전 미국민의 50%가 이를 겪었다고 알려져 있다.
평소 우울증이 있거나 감정적 영향에 약한 소아청소년, 주부, 노인 등은 본인과 주변에서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특히 과거에 비슷한 경험을 한 당사자나 주변인들에게 다시 아픈 기억을 떠올리게 하여 증상을 발현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일부 견해도 있다.
이번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언론의 보도와 주변에서의 이야기에 반복적으로 강하게 노출될 경우, 사고에 직접 연관이 되어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우울증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정신적 외상을 겪은 생존자들이나 간접 피해자들의 경우 외상을 겪은 초기에 외상 후 스트레스 반응을 평가하여 고위험군을 선별해 적절한 상담, 치료로 증상이 만성화되는 것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