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최영미(여·45)씨는 축산코너에 걸린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을 확인하고는 도망치듯(?) 맞은편 소고기 수입육 코너로 자리를 옮겼다. 이 매장에 진열돼 있는 브랜드 삼겹살 가격은 100g당 2,890원. 인근 하나로마트에서 행사가로 판매하고 있는 한우(1등급·100g 기준) 사태 가격(2,780원)보다 비쌌다. 최씨는 “아이들이 돼지고기 수육을 좋아해 저녁식사로 준비하려 했는데 삼겹살 가격이 너무 비싸 400g에 1만6,000원 정도 하는 호주산 소고기 등심으로 메뉴를 바꿨다”고 말했다.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지난해 산지 돼지가격 폭락으로 개체수가 줄어든데다 본격적인 나들이 철을 맞아 수요가 급증하면서 삼겹살 가격이 한우보다 더 비싼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퇴근 후 직장인들의 단골 술안주로 삼겹살이라는 말도 무색해졌다. 보통 고깃집에서 삼겹살 1인분(150~200g) 가격은 1만~1만5,000원 선. 성인 3명이 삼겹살 3~4인분만 먹어도 5만~6만원 선이 훌쩍 넘게 된다. 축산물품질평가원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돼지 농가의 산지 가격 안정화를 위해 모돈(새끼 낳는 어미돼지)을 줄인 것을 최근 돼지고기 삼겹살 가격 급등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실제 통계청 가축동향에 따르면 올해 3월 돼지 사육마릿수는 970만 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4%가 줄었고 모돈 수도 91만 마리로 전년 동기보다 7% 감소했다고 밝혔다. 게다가 PED(돼지유행성설사병)의 영향으로 4개월령 미만 자돈(새끼돼지)도 전년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 오는 7월까지 돼지고기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가량 적을 전망이다. 청양축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본격적인 나들이 철 수요 증가로 7월까지 가격 오름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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