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지선이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초박빙 승부가 이어져 이를 지켜본 유권자들의 ‘후유증’도 적지 않다.
공직자인 A씨는 지난 4일 개표 현황을 지켜보다 뜬눈으로 밤을 새웠다. A씨는 5일 오전 1시10분쯤 청양군의원 선거 당선자가 확정된 뒤 곧바로 출근길에 나섰다.
A씨는 “잠자리에 들었다가 결과가 궁금해 TV와 인터넷으로 모니터하고 다시 잠자리에 들기를 수차례 반복하다가 결국 밤을 꼬박 새웠다”며 “개표 상황이 예측불허의 초접전으로 이뤄져 재미는 있었지만 다음날 근무에 힘이들었다”고 말했다.
사업체를 운영하는 B씨도 개표방송을 보느라 밤잠을 설쳐 결국 낮잠을 잤다. B씨는 “사업하는 사람은 단체장이 누가 되느냐에 상당히 관심이 높다”며 “자치단체장 선거가 유례없는 혼전으로 진행돼 한숨도 못잤다”고 말했다.
축하 화환을 배달하는 꽃집도 문을 닫지 못했다.
청양의 한 꽃집 사장 C씨는 날이 밝아서야 가게 문을 닫고 귀가했다. 축하 화환을 배송받을 청양군의원 후보의 당선 여부가 11시30분쯤 결정됐기 때문이다.
특히 개표 상황이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 양상을 보이자 축하 화환 예약을 취소했다가 다시 재예약하는 사례가 벌어져 C씨가 혼란을 겪기도 했다. C씨는 “당선될 경우에만 배달을 해달라는 예약이 5건 있었다”며 “예약·재예약이 반복된데다 결과까지 늦게 나와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밤샘 개표’는 새벽 인력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청양의 한 인력사무소에서는 평소보다 절반이 조금 넘는 10여명만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찾았다.
프리랜서 안주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