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관내 경로당을 찾는 노인들이 때이른 무더위에 고통받고 있다. 17일 청양읍 A경로당. 오전에 비가 내렸는데도 실내 온도는 30도를 육박했다.
선풍기와 부채로 더위를 쫓던 노인들은 수건을 찬물에 적셔 목에 두르기도 했다.
에어컨이 설치돼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가동 스위치를 누르지 않았다. 전기료와 TV수신료, 수도요금 등 각종 공과금이 10여만원 이상 지출돼 5~6월에는 에어컨을 켜지 않고 있다.
최모(73)씨는 “(에어컨을 가동하면)전기료가 많이 나올 것 아니냐”며 “지난 달부터 무더위가 시작됐지만 보조금이 7월부터 지급돼 선풍기와 부채로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청양읍의 B경로당도 전기료 폭탄을 우려, 에어컨 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박모(79)씨는 “보조금이 지원되지 않아 선풍기 켜는 것조차 조심스럽다”며 “운영비가 부족할 경우 해결할 방법이 없으니 참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내 경로당은 전체 290여 곳으로 연간 10만원의 냉방비가 지원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경로당들은 7·8월에만 냉방비를 지출하고, 무더위가 시작되는 5~6월은 에어컨 가동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다.
청양군 관계자는 “노인복지법에 따라 냉방비를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에 보조금 상향과 지원 방식의 현실화를 요구하고 있다” 말했다.
프리랜서 이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