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약국이 약사 노령화에 이어 대기업 유통업체의 의약품 취급시장 진입으로 폐업이 증가하고 있다. 29일 충남도약사회에 따르면 2012년 11월말 기준 도내 1,100여개에 달했던 약국은 지난 6월말 기준 900여개로 감소했다.
또 현재 도내 약국 가운데 50∼60대 약사들이 대부분을 차지, 앞으로 노령화에 따른 폐업 약국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개업 약사들 역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인테리어와 규모 확장에 열을 올리는 등 과도한 출혈 경쟁에 나서면서 약값이나 의료기기 대금을 제때 치르지 못해 채무가 쌓이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한 24시간 안전상비약을 판매하는 ‘편의점’은 물론 최근에는 의약품과 생활용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드럭스토어’가 골목상권에 진출, 동네약국의 쇠퇴를 부채질하고 있다.
이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전국 안전상비의약품 판매처’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 기준 도내 안전상비약을 판매 중인 편의점은 1,200여곳으로 도내 동네약국 수(900여개)를 이미 크게 추월했다.
더욱이 드럭스토어의 경우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점포수를 차지하고 있는 CJ올리브영 점포가 도내 7곳이 입점됐고, 코오롱W스토어 역시 2곳이 영업 중이다.
최근에는 농심과 이마트, 롯데, 농협까지 드럭스토어 사업에 뛰어들어 동네약국의 부진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폐업하는 약국들이 증가하면서 시민들의 불편도 높아지고 있다. 동네에서 쉽게 찾을 수 있던 약국들이 문을 닫으면서 차를 타고 약국을 찾거나 대형 마트를 방문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 모(62·보령시)씨는 “언제부턴가 동네약국 찾기가 힘들어져 병치레가 많은 노인들은 불편하다”며 “가벼운 감기와 두통이 있을 때 집 근처 약국을 찾았지만 요즘은 대형마트로 향하는 것이 오히려 편리하다”고 말했다.
충남도 약사회 관계자는 “도내 약사들이 점점 노령화되고 있는데다 의약품 취급 시장이 다양화되면서 약국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며 “드럭스토어 업계에서는 관련 법을 개정해 안전상비약도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어 약국업계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프리랜서 이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