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의 날’(11월 11일)이 제정된 지 올해로 19회째를 맞았지만 날짜가 겹치는 ‘빼빼로 데이’ 그늘에 여전히 묻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996년 농민들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농업의 중요성을 되새기고자 11월 11일을 법정기념일인 ‘농업인의 날’로 제정했다. 2006년에는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11월 11일을 ‘가래떡 데이’로 지정했지만, 제과업계의 마케팅으로 유행이 된 ‘빼빼로 데이’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농업인의 날에 대한 의미가 갈수록 퇴색되고 있다. 특히 유통업계가 빼빼로 데이를 1년 중 대목으로 보고 매년 대대적인 홍보 및 마케팅에 열을 올리며 분위기 띄우기에 앞장서면서 ‘가래떡 데이’는 찬밥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빼빼로 데이를 하루 앞둔 이날 청양의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에는 빼빼로를 사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정모(17) 학생은 “빼빼로 선물세트가 내실은 없는데도 가격이 비싸 매년 부담이 된다”면서도 “1년에 한 번뿐인 기념일이라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떡집에는 가래떡 데이가 무색할 정도로 손님이 저조했다. 청양의 A떡집 대표는 “떡을 사러 와도 가래떡 데이를 알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고 말했다. 한국농업경영인 청양군엽합회 김희연 고문은 “각 시·군과 농민단체에서 농업인의 날 행사를 매년 실시하고 있지만 대중의 참여가 미미해 농업인 잔치에 머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농업인의 날이 정체불명의 기념일에 가려지지 않고 제 의미를 찾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선영 기자 bjnews@naver.com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