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에는 많은 국립공원이 있지만 그중에서 플리트비체(Plitvice) 국립공원이 규모가 가장 크고 유명하다. 특히 영화 `아바타`의 모티브를 얻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필자가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가보고 싶은 곳 중 한곳이었다.19.5Ha 넓디 넓은 국립공원 플리트비체. 플리트비체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자연 절경으로 속한다. 당장이라도 요정이 튀어나올 것 같은 청정하고 신비로운 땅 플리트비체.몇백년 전, 크로아티아 사람들은 플리트베체를 악마의 정원이라고 불렀다.녹음이 우거진 플리트베체에 접근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다.옛날에 호수가 말라붙었고 사람들이 비를 내려달라고 기도를 하자 검은 여왕이 폭풍을 일으켜 호수를 가득 채웠다는 전설이 전해져오고 있다. /편집자 주플리트비체(Plitvice)는 얕은 물이라는 뜻이다. 몸에 물 한 방울 닿지 않았다.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눈과 귀, 코, 폐, 심장까지 싱그러운 물줄기로 흠뻑 젖은 기분이다.플리트베체에서 멋진 산책을 즐긴 후의 감정은 이러했다. 우아하면서도 넉넉한 플리트비체는 물의 여왕이 살고 있는 거대한 궁전과도 같다. 여왕과 가까워진 물들의 몸짓은 그 어느 곳에서보다 강인하다.플리트비체의 물을 흐르게 하는 중력에 감사했다.코로아티아의 국토처럼 기다란 부지를 따라 줄줄이 이어지는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수많은 호수와 폭포들을 바라보며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이뿐이었다.유네스코도 인정한 이곳의 물에는 필자가 살아오며 마시고 헤엄치고 가까이 했던 물들과는 확연히 다른 무엇가가 있다.물이 고이는 곳이면 파란빛을 뿜으며 잠에 빠져들다가도, 어느샌가 다시 생동감 넘치는 물살이 일으키며 아래로 아래로 달려 나가는 물들의 몸짓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부드러운 유기체와 같다.그 모습에서는 오묘한 우아함과 위압적인 강인함이 동시에 느껴졌다. 상상 속 물의 여왕처럼.아드리아해를 따라 이어지는 지중해풍 도시 중에서 유명한 관광지를 많이 지니는 크로아티아이기에 이토록 울창하고 수분감이 가득한 광경을 만날 수 있는 명소는 거의 플리트비체가 유일하다.이 국립공원에 자리하는 크고 작은 16개의 호수들이 차곡차곡 낮아지는 계단식으로 이어지며 그 사이로 아름다운 90여개의 폭포들을 흩뿌린다. 여러 호수 중 가장 상류에 위치하는 프로찬스코 호수와 중하류의 코냐크호수는 제일 넓은 면적으로 전체 부지의 80페센트를 차지하고 있다.바다처럼 넓은 프로찬스코 호수에서부터 시작되는 물줄기들은 백운암 지반이 오랜 시간 침식작용으로 만들어낸 계단식 지형을 따라 16개 호수를 만들며 행진한다.싱싱한 물줄기는 하류의 코냐크 호수에서 숨을 한 번 고르고 호수 옆 산 위를 흐르던 플리트비카 강물이 쏟아내는 78미터 높이의 벨리키 폭포가 일으키는 물거품을 맞으며 속도를 서서히 낮춘다. 그렇게 코라나 강물에 몸을 섞으면서 화려한 행진에 막을 내리는 것이다.이토록 웅장한 규모이니 물들의 화려한 행렬을 모두 감상하기 위해서는 최소 이틍의 시간이 필요하다.과연 신들의 정원이 있다면 여기가 아닐까 생각하게 될만한 풍경이었다.앞으로는 얼마나 더 멋진 풍경이 남아있을까 생각하며 앞으로 더 가보기로 했다.가는 곳마다 아름다운 풍경에 10걸음 정도마다 한 번씩 멈추어서 사진을 담았다.한두 시간 정도 걸으니 C 코스에서 보트를 타야 할 P3 선착장이 나왔다. 숲에 사는 생물들까지 아름다운 물 색을 닮는 듯했다.보트를 타고 20분 정도 가는 P2 선착장에 도착을 했다. 여기서부터 파노라마 기차를 타는 St3까지는 오르막을 올라야 하는데 천천히 풍경을 보며 걸으니 크게 힘들지는 않았다.위에서 보던 풍경을 가까이서 보니 또 새로웠다. 가까이서 보니 왜 요정의 숲이라는 별칭도 가지게 된지 알 것 같았다. 푸른 숲과 그에 맞는 바닥까지 보이는 맑은 물, 정말 영화에서만 보던 요정이 나올 것 같았다.미처 호수 속으로 빠져들지 못한 물방울들이 공기 중에서 남아 청량한 미스트기 되어 기분을 좋게 한다.이토록 웅장한 규모이니 물들이 화려한 행렬을 모두 감상하기 위해서는 최소 이틀의 시간이 필요하다. 물길 주변으로 깔려 있는 인도의 길이만 총 18킬로미터이고 그 안에서 파노라마 열차와 보트에도 탑승이 가능하다. 방문객은 상류와 하류 호수 전체를 어느 방향으로 감상하고 열차와 보트를 어떻게 이용하느냐에 따라 소요시간과 감상이 다양한 총 10개 코스 중 한 가지를 선택할 수 있다.호수의 곁을 따라 이어지는 모든 인도는 오로지 나무로만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정겨운 나무 길은 수면 바로 위에서 찰랑이는 호수 물에 몸을 적셔가며 필자의 발길이 호수와 가장 가까울 수 있도록 돕는다.발걸음이 닿는 곳마다 수평의 호수와 수직이 폭포가 시원스레 몸을 섞으며 시각적 황홀함의 절정을 선물한다.아무리 봐도 물빛이 너무 맑아 온몸을 담그면 지금껏 지은 죄가 모두 사라질 것만 같은 느낌이다.숲에선 노란 새가 꽁지를 흔들며 지저귀고 있었고 낙원이 바로 이곳이라는 생각이 든다.폭포에서 흩날리는 물방울은 자연의 싱그러운 향기를 선물해 주었다.바닥이 훤히 보이는 비현실적으로 맑은 호수가 파노라마로 펼쳐진다. 그 호수를 울창한 숲과 수많은 폭포가 감싸고 있다.호수 위에 놓인 나무다리를 지나가는 알록달록한 사람들의 모습이 요정처럼 보였다.숲 속에서 요정들이 뛰어 나와 피리를 불어도 전혀 이상할 것 같지 않을 풍경이었다.호수 가까이 내려가자 놀라움이 더 커졌다. 물고기들이 공중에 떠 있기 때뭉이었다. 이는 물이 너무 투명해 나타난 착시현상이었다.호수의 곁을 따라 이어지는 모든 인도는 오로지 나무로만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길이다. 정겨운 나무 길은 수면 바로 위에서 찰랑이는 호수 물에 몸을 적셔가며 여행자의 발길이 호수와 가장 가까울 수 있도록 돕는다. 직접 호수를 마주해 본 이들은 매일 파란색, 초록색, 회색 등으로 멋대로 색깔을 바궈 입는 호수의 물 빛깔에 감탄과 동시에 경외심마저 느꼈을 것이다. 실제로 플리트비체의 물은 매일의 날씨와 해 밝기에 따라 다양한 색깔을 수면에 띄운다. 플리트비체를 상징하는 모든 사진들은 이 길목에서 탄생하는 작품이니 체험만큼이나 멋진 사진으로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꼭 코스에 포함시키자. 호수로 떨어지는 물줄기가 주변 숲과 함께 비현실적인 풍경을 자아낸다.영화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이곳에서 어떤 영감을 받았는지 조금은 알 수 있을 것 같다.여전히 눈을 감고 잠시만 추억해도 온몸으로 맑은 물이 밀치고 들어오는 것만 같은 경이로운 땅, 플리트비체. 물들의 침식작용으로, 또 계절마다 날마다 수량으로 단 하루도 같은 얼굴로 여행자를 반기지 않은 것이다. 매번 새로울 푸른 호수와 폭포들의 힘찬 행진이 필자는 그래서 더욱 마음속 깊이 간직하게 된다./글.사진 이인식 편집국장 IMG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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