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은수 시인밟히고 꺾인 자리 덕혜옹주 꽃대 하나 해조음 잠재우듯 스란치마 끌고 와서헛헛한 손을 흔든다, 눈자위가 붉어진다 꽃살문 그 틈새로 왜바람만 드나들 때빗장 지른 헛방에서 뼛속 깊이 새긴 앙금 저 맨발 여린 잎자루 씨방을 잉태한다햇빛도 비켜가는 싸늘한 선돌 아래반쯤 묻힌 옥비녀를 자오록이 닦아내고 앙다문 작은 입술에 붕대처럼 감기는 놀 청수산* 그 모롱이 한 발 한 발 오르는 길섶겨우내 결삭은 아픔 일순간 툭 터져서 마침내 돌아온 봄을 두 팔 벌려 맞고 있다 * 일본 대마도 청수산 정상 부근에 대마번주 아들 소다케시와 덕혜옹주의 결혼(1931년 5월 8일)을 기념하기 위하여 기념비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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