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계 33명이 지난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긴급 회동을 갖고 `집단 탈당`을 결의했다. 탈당 시점은 크리스마스 직후인 오는 27일이다. 이날 회동에 참석한 의원 중 31명이 탈당키로 하고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4명의 의원이 추가 참여 의사를 밝혀 탈당의원은 총 35명으로 늘어났다. 김무성, 유승민 의원을 비롯해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홍문표 국회의원이 포함됐다. 진정한 보수의 정신을 세우고자 새로운 길을 가겠다는 것이 이들이 내세운 탈당의 변이다. 35명의 국회의원이 탈당을 하기로 하면서 지역 정가에서도 요동치고 있다. 중도 성향의 정진석 전 원내대표(4선. 공주·부여·청양)는 “나 역시 (탈당에)무겁게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반 총장과 계속 연락을 해왔다. 귀국 전에 반 총장과 만날 기회를 만들 생각이다. 반 총장이 충청도 사람이라서 돕겠다는 게 아니라 한국인으로서 세계적인 넓은 시야를 지녔기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청양지역 광역.기초의원들도 `지역구 국회의원이 탈당할 경우 함께 탈당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기 대선을 앞두고 다시 정가에 이합집산의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비박계의 집단 탈당은 이미 예고돼 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찬반으로 맞선 비박과 친박이 한 지붕 두 가족으로 지내기는 사실상 쉽지 않았다. 따라서 노선에 따라 분화하는 재편의 과정을 탓할 수는 없다. 비박계가 생각하는 국민의 요구는 환골탈태가 거의 불가능해진 새누리당에서 뛰쳐나가 진정한 보수정당 건설에 나서라는 것이다. 유권자가 바라는 대로 새 집을 지어야만 갈 길 잃은 보수층의 희망을 살릴 수 있다는 게 그들의 판단이다. 그래야 대선에서 보수층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제 남은 과제는 탈당을 아직은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을 어떻게 털어내느냐다. 이를 위해서는 보수신당에 대한 깊은 성찰과 고민이 필요하다. 지지자들 앞에 떳떳한 명분을 내놓아야 한다. `새로운 보수`를 어떻게 재구축할 수 있을지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역사 속에 부침했던 수많은 `파생 정당`의 꼴이 될 수밖에 없다. 신념도, 정강정책도, 의리도, 책임감도, 부끄러움도 없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정치혐오, 정치불신 풍조를 불식시키고 `100년 정당`의 근간을 마련해야 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할 것이다.정치권의 이합집산을 지켜보자면 국민들은 늘 실망과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정치권이 계파갈등과 권력투쟁에 매몰돼 있는 것처럼 비치기 때문이다. 과연 국민들이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마저 든다. 정당의 정체성은 스스로에 대한 다짐이자 지지자들에 대한 약속이다. 아무리 정치가 최선이 아닌 차악이라 하더라도 조변석개하며 국민을 우롱해선 안 되는 이유다. 유일한 보수정당인 새누리당이 둘로 갈라졌다. 남은 것은 누가 진짜 보수이고 누가 보수의 탈을 쓴 정치 패권 집단인지를 국민들에게 심판받는 일이다. -본지 편집국장 겸 대표이사 이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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