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계가 오는 27일 1차 탈당을 선언한 가운데 반기문(72) 유엔 사무총장과 충청권이 세 확장의 키를 쥐게 됐다. 특히 충청권 여당 의원들은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한 반 총장의 향후 거취에 따라 진로를 결정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원내대표 등 비박계 의원 35명은 지난 21일 탈당 결의와 더불어 한 달 뒤인 내년 1월 21일 보수 신당 창당 의지를 밝혔다. 비박 신당 창당 시기는 반기문 총장의 귀국 시기와도 맞물린다. 공교롭게도 반 총장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특파원들과 고별 기자회견 자리에서 사실상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그는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한한국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제 한 몸 불살라서라도 노력할 용의가 있다”며 강한 어조로 밝혔다. 이와 함께 반 총장과 비박계의 물밑 접촉 움직임도 활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 측보다는 비박 측이 반 총장의 영입에 잔뜩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이러면서 충청권 의원들의 참여 폭에 따라 향후 비박 신당의 세 확장의 성패가 달렸다는 분석이다. 비박 탈당 규모가 국민의당 의석수인 38석을 넘어선다면 원내 3당에 오르며 보수 세력으로서 확고한 입지를 다질 수 있다. 반면 지금까지 확보된 35석 규모에서 더 이상 의석수를 확대하지 못한다면 국민의당에 밀려 원내 4당 수준에 머물며 존재감이 떨어질 수 있다. 반 총장의 영입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일부에서는 `도로 새누리당` 내지 `제2의 자유선진당`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내놓고 있다. 수도권을 포함해 영호남에서 탈당을 결심한 의원들이 대부분 추려졌다고 봤을 때, 추가적인 세 확장을 위해선 충청권이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셈. 현재 새누리당 충청권 국회의원 의석수는 13석(대전 3석, 충남 6석, 충북 4석)이다. 이 중 중도 성향을 포함한 비박계는 6~7명 선으로 절반에 달한다. 여기서 1차 탈당 선언 인사는 홍문표 의원(3선. 충남 홍성예산)이 유일하다. 하지만 홍 의원을 비롯한 비박 신당 측은 반 총장의 움직임에 따라 충청권 의원들 합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홍표근 의원은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른 충청권 의원들도 지금은 눈치를 보고 있지만, 반 총장이 들어와 뛴다면 안 움직일 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반 총장과 가까운 정진석 전 원내대표(충남 공주·부여·청양)도 같은 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나 역시 (탈당을)무겁게 고민 중”이라며 “그간 말은 안했지만, 반 총장과는 그동안 연락을 해 왔었고, 귀국 전에 만날 일정을 잡을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비박계 모임 간사를 맡고 있는 황영철 의원은 22일 KBS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윤준호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주자인 반 총장이 어느 정치 지형에서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부분이 매우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특히 충청지역 의원들 같은 경우에는 그에 따라서 많은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내봤다. 이런 점에서 반 총장과 충청권이 향후 비박 신당의 확장, 나아가 생존에 있어 ‘필요충분조건’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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