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국민의당을 마지막으로 각 정당의 대선 후보가 모두 링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대진표다. 5자 구도로 출발한 대선 경쟁이 끝까지 유지될지, 3자 내지 4자 구도로 압축될지 관심이 모아지는 가운데 중원쟁탈전도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권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충청 민심의 무게추가 어디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영남과 호남의 전략적 선택 향배가 결정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지난 2007년 17대 대선에서 충청권은 보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며 이명박 당시 한나라당 후보의 당선에 힘을 실었다. 당시 충청권에서 이명박-이회창(무소속) 두 보수 후보가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제쳐놓고 치열한 초접전을 벌였다. 대전에서는 이명박 후보 36.28%, 이회창 후보 28.90%를 기록했고, 충남은 이명박 후보 34.26%, 이회창 후보 33.23%로 불과 1.1%포인트 차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충북에서는 이명박 후보가 41.58%로, 23.38%에 그친 이회창 후보를 크게 앞질렀다. 2012년 18대 대선에서도 충청의 선택은 ‘보수’였다. 충남은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56.66%로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42.79%)를 압도했다. 세종에서도 박 후보는 51.91%로 과반을 넘었고, 문 후보는 47.58%에 그쳤다. 충북 역시 박 후보가 56.22%로 문 후보(43.26%)를 따돌렸다. 다만 대전에서는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각각 49.95%와 49.70%를 얻어 2200표(0.25%포인트)차의 박빙이었다. 하지만 이번 19대 대선만큼은 충청권에서 보수 강세 현상이 지속되긴 어려울 것이란 게 중론이다.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조기 대선이 결정됐고, 집권 여당이던 자유한국당까지 ‘적폐세력’으로 코너에 몰렸기 때문. 급기야 지난 해 말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은 집단 탈당해 올해 1월 바른정당을 창당하면서 보수의 분열 현상을 가져왔다. 대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보수후보 단일화 논의를 이어가고 있긴 하지만, 성사 여부는 불투명하다. 설사 두 후보간 단일화가 이루어지더라도 대세에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이란 여론이 짙다. 지난 해 4월, 20년 만에 지역정당이 없이 치러진 총선에서 충청권이 여야 간 힘의 균형을 선택한 것도 이번 대선을 앞두고 민심을 살필만한 바로미터다. 대전과 충남에서는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이 9석씩을 나눠가졌고, 충북과 세종까지 합하더라도 새누리당 14석, 민주당 12석, 무소속 1석이다. 무소속 이해찬 의원(세종시)은 총선 후 민주당에 복당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는 민주당 대선 경쟁에 참여했던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지지표가 어디로 향할지가 주목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를 살펴볼 때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 지사가 현직 광역단체장 신분으로 선거운동에 제약을 받는다는 점도 문재인 후보에게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런 가운데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실시한 5자 구도 조사(응답자 1010명ㆍ응답률 22%ㆍ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문재인 후보는 충청권에서 41%로 전체 평균(40%)을 다소 상회했다. 안철수 후보는 20%로 전체 평균(29%)보다 낮게 나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심상정 후보(경기도 파주)를 뺀 4당 후보 모두 영남 출신이라는 점도 충청권 표심의 향배를 결정할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후보별 출신지를 보면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부산이고, 홍준표 후보는 경남, 유승민 후보는 대구다.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대선 후보 4명 출신지가 영남이란 점에서 표 분산이 이루어질 것이고, 양강 체제로 분류되는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가 호남에서 표가 양분되면, 충청이 최대 승부처가 될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각 후보마다 충청권 공들이기가 치열해질 만큼, 지역에서도 대선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철저한 검증과 지역사회 현안이 대선 공약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선특별취재팀 이인식 편집국장, 임호식 취재본부장, 이선영 부장, 유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