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년만의 가뭄피해라고 평가받던 2012년 이후 벌써 세 번째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충남도. 더 이상 하늘만 원망하고 있을 수는 없다. 근본적인 예방책이 필요한 상황.안희정 충남지사는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절실함을 호소하며, 중·장기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2024년까지 7년간 13개 사업에 2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도에 따르면, 금년 충남 누적 강수량은 167.7mm로 평년대비 48.2%에 머무르고 있다. 보령댐 저수율은 9%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현 상황이 지속된다면 8%대 하락도 멀지 않아 보인다. 도내 898개 농업용 저수지의 평균 수위 역시 27%대로, 평년의 52.2% 수준에 불과하다.도는 금강과 보령댐을 연결하는 도수로를 건설, 지난 3월 25일부터 6월 18일 현재까지 857만 톤의 물을 공급하고 있다. 아직 충남도가 제한급수에 들어가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공급원이 되고 있다. 하지만 메마른 날씨가 7월까지 계속된다면 8월 이후 심각단계에 돌입, 제한급수 시행이 불가피하다. 이달 말까지 무강우 시 도내 12개 시·군 106개 마을에서 생활용수 부족에 따른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 지역에 대한 필요 사업은 관정 58공 개발, 정수장 보수 및 지방상수도 연결 등으로, 266억 4200만 원의 사업비가 필요하다. 보령시 성주면과 예산군 덕산·대흥·대술면 270세대는 이미 1일 8시간씩 제한급수를 진행 중이다. 가뭄으로 인한 농지 피해도 확산되고 있다. 서해안 간척지의 논에서는 어린모가 고사되고 있고, 밭작물은 시들어 가고 있다. 마늘과 양파, 감자 등은 수확량이 10~20%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벼 작물의 176ha에서 물마름이, 밭 작물 110ha에서 시들음 현상이 발견되고 있다. 간척지 1만3444ha중 절반에 가까운 6023ha(AB지구 5904ha)에서 작물 고사현상이 나타나고 있다.일부 산업단지의 공업용수 부족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대산임해 산업단지는 대호호(저수율 9.3%)와 지하수 물 부족으로 1일 10만 톤의 공업용수 공급 차질이 우려되고 있으며, 청양 정산농공단지 역시 지하수위 저하로 공업용수가 부족한 실정.게다가 기후변화로 인해 극한의 가뭄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도는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 분야별 용수 공급대책과 수계간 네트워크를 연결하는 사업 등 항구적인 가뭄대책 마련에 나섰다.이날 안 지사는 물 안보 확보와 물 복지 실현을 위한 중장기 대책으로 ▲수계 간 네트워크 연결 ▲수원 다변화 ▲미래 대체 수원 개발 사업 등을 제시하며, 용수별 대책을 설명했다.우선 생활용수 대책으로 서부권 광역상수도 사업과 대청 3단계 광역상수도 사업을 조기에 완료할 방침이다. 지난 3월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서부권 광역상수도는 대청댐 도수시설을 활용해 오는 2022년까지 하루 10만㎥의 물을 서산·당진 등 5개 시·군에 공급하는 물길이다. 대청 3간계 광역상수도는 천안 등 5개 시·군에 하루 85만 3000㎥의 물을 공급하는 시설로 2019년까지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이와 함께 태안·홍성 해수담수화 사업 2277억 원, 지방상수원 개량 및 확충 사업 49개 지구 7355억 원, 미래 용수 확보 및 기술 개발을 위한 지하수댐 건설 R&D 사업 227억 원 등도 생활용수 대책으로 포함했다.또 공업용수 대책으로는 대산단지 해수담수화시설(2200억 원)과 함께 보령 하수처리수 재이용 사업(129억 원)을 제시했다. 대산단지 해수담수화시설은 현재 예타가 진행 중으로 2020년까지 2200억 원(국비 30·K-water 70%)을 투입, 대산단지 8개 기업에 하루 10만㎥ 규모의 공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다.농업용수는 대규모 양수장과 저수지를 개발하는 다목적 농촌용수 개발 사업에 5645억 원을 투입, 현재 추진 중인 10개 사업을 조속히 완료하고 서천 판교지구 등 8개 사업은 2024년까지 완료할 계획이다. 아울러 매년 900억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기존 수리시설 보수·보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이에 더해 지난해 4월부터 추진 중인 금강~예당저수지 용수 재편 사업을 연말까지 마무리하고, 서부지역 가뭄의 근본 대책이 될 아산호-삽교호-대호호 수계 연결 사업은 2019년까지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안 지사는 “가뭄 대응을 위해서는 그동안의 물 소비 패턴 변화도 필요하다”며 “물 자원을 아끼고 가장 귀하게 여기는 시민의식의 변화야 말로 돈 들이지 않고 가뭄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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