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거꾸로 되돌릴 수 있다면 터키 고대도시 에페소스를 가보자. 에페소스는 과거 로마제국의 화려한 역사를 간직한, 로마보다 더 로마다운 매력을 간직한 고대도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페소스는 고대 로마 도시의 형태를 그대로 보여주는 훌륭한 유산으로 손꼽혀 이탈리아 폼페이와 함께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번 터키에 갔을 때 꼭 에페소스를 들러보기로 했다. 에페소스는 역시 필자를 실망을 주지 않았다. 소아시아 지방에 속하는 에페소스는 기원전 2세기경 로마가 지배하면서부터 동서양의 무역 중심지로 눈부시게 발달했다. 지금은 그저 유적으로만 남아 있지만 당시에는 이 지역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였다. 그 영광의 역사는 셀수스 도서관뿐만 아니라 신전, 대형 목욕탕, 대리석 거리, 원형극장 등의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들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 허물어졌다가 다시 세워진 기둥들, 돌벽에 새겨진 부조들, 여러 동상도 아름답다. 한때 인구 25만명이 북적거렸을 이 고대 국제도시의 시끌벅적함이 느껴진다. 셀수스 도서관이 소장했다는 1만2000개가 넘는 파피루스 두루마리가 넘어가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다. /편집자 주 "항상 변하고, 항상 넘쳐나며 결코 멈추지 않는 곳" -헤라클레투스- 에페소스를 이보다 잘 표한할 수 있을까? 에페소스는 에게해 연안에 위치하고 있다. 썬글라스 없이는 도저히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태양, 수 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짜증이 날만하지만 찬란했던 고대도시의 일원이 된다는 설레임만으로도 충분한 곳이다. 에페소스는 소아시아 서해안의 에게해 연안, 이즈미르 남서쪽 약 50㎞ 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우리 친구부부 일행은 파묵칼레에서 에게해의 2개의 장미로 격찬받는 에페소스를 찾았다. 파묵깔레에서 에페소스까지 3시간정도 걸렸다. 에페수스, 에페스, 에페소, 에베소 등으로도 불리는 고대 로마의 유적지 에페소스는 사도 바울이 가장 오랫동안 머물며 선교활동을 했던곳이며 사도 요한이 성모마리아를 모시고 말년을 보낸 성지가 있는 곳이라 기독교인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성지순례 장소로 유명하다. 에페소스 입구에 들어서면 가장 반가운 것은 먼 이국땅에서 삼성이 만든 한글 안내문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에페소스는 기원전 7세기~6세기에 최전성기를 누렸다. 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전은 이 시기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에페소스는 페르시아 지배를 받으면서 쇠퇴하기 시작했다가 헬레니즘 시대에 이르러 다시 부흥했다. 하지만 도시는 4세기 때 지진으로 완전히 폐허로 변해 버렸다. 그 후 지금과 같은 모습으로 남게 되었다. 새로운 희망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했던 유물들이 속속 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 주변에 뒹구는 돌들은 그냥 돌이 아니라 고대에 조각된 대리석 파편이다. 두 동강으로 부러진 기둥도 알고 보면 정교한 조각이 새겨진 아름다운 신전을 지탱했던 귀중한 유산. 발에 밟히고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다 에페소스의 소중한 유산이다. 에페소스 주요 유적은 셀수스 도서관과 원형극장, 하드리아누스 신전, 아르테미스 신전 등이다. 기원전 336년 동방 원정에 나선 알렉산더 대왕이 아나톨리아 지방을 지나가다 크로이소스에 의해 재건된 아르테미스 신전의 아름다움에 빠져 이곳을 정복하였다고 전한다. 에페소스는 바로 알렉산더 대왕의 장군인 리시미코프에 의해 건설되었다. 하드리아누스 신전(Temple of Hadrian) 하드리아누스 신전은 도미티안 신전 이 후 두번째로 로마의 황제에게 바쳐진 신전이다. A.D 138년에 지어진 이 신전은 에페소스 시민들에 의해 지어져 로마 황제였던 하드리아누스 황제에게 바쳐졌다. 최근에 복원된 이 신전은 신전 입구에서 안으로 들어가면 돌 담 위에 신과 여신들의 부조가 가득하며 4명의 로마 황제 Diocletianus, Maximianus, Galerius, Chlorus의 상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또한 신전 전면의 4개의 기둥 중 2개의 기둥을 잇는 아치는 에페소스 유적지에서 가장 아름답다. 전면 아치 가운데에 새겨진 조각상은 운명의 여신 니케이고, 뒷면에는 메두사의 조각상이 있다.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셀수스 도서관 셀수스 도서관은 에페소스 유적중 가장 아름다운것 같다. 에페소스에서 가장 훌륭한 유산을 하나 꼽는다면 바로 셀수스 도서관이다. 폐허가 된 에페소스 유적 가운데 유일하게 전면이 원형 그대로 남아 있어 당시의 화려함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훼손과 재건을 반복해 왔지만 원형 그대로인 전면부는 예나 지금이나 그대로다. 셀수스 도서관은 서기 135년 줄리어스 아킬라가 아버지 셀수스 폴레마이아누스를 기리기 위해 지은 것이다. 도서관에 문 세 개가 있는데 각각 상단에는 지혜와 운명, 지식을 상징하는 여성상이 장식되어 있어 눈길을 끈다. 발굴당시 10,000권이 넘는 도서가 발견되었다고 한다. 특히 건축학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고대 로마 건축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양식(계단의 맨 아래에서 시작하여 기둥의 바탕에 이르는 커브)을 나타낸다고 한다. 이런 양식은 고대 그리스 건축물에서만 나오는 양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도서관 앞 광장에서는 음악회가 개최되기도 한다. 원형 대극장 사도바울이 설교했다는 원형 대극장은 당시 분위기를 잘 보여준다. 원형극장은 서기 1~2세기에 건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총 3층으로 구성되어 있을 만큼 규모가 크며 1,2층은 네로황제때 만들어졌고 3층은 세베루스황제때 중축되었다고 한다. 이 원형 대극장은 헬레니즘 시대에 피온산을 따라 만들어진 대극장으로 멀리서 보면 자연형태의 산모양을 그대로 이용한 모습을 알수가 있다. 3단 구조인 원형극장은 각 단이 22개 계단으로 이뤄져 있다. 총 높이는 18m에 이른다. 이곳의 실내정면은 각종 부조, 원주, 창으로 장식되어 있고 최상단위단은 다양한 모양의 동상이 세워져있다. 이 공연장은 연극공연, 검투사, 맹수싸움, 시민회의장으로 쓰던곳이었다. 공연위주의 대극장은 무대와 관객석이 일자형으로 단이 없는 반면 이곳은 맹수가 출입할 수 있는 문이 따로 있고 무대와 관객석에 단이 설치되어 있어 검투사와 경기나 맹수와의 공연을 하는 곳이라는 것을 구분할 수가 있었다. 가장 낮은 곳의 무대에 서서 낮은 목소리로 말을 해도 객석 끝까지 들린다. 무척 과학적으로 설계되었음을 알 수 있다. 무대중앙에서 노래를 할 수 있을 만큼 음향과 사운드효과가 뛰어난다고 한다. 이런 효과로 인해 에페소스축제가 이곳에서 개최되고 있다. 최대 수용 관객은 약 2만5000명. 당시 인구 규모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된다. 우리 친구일행은 그리스 히오스섬에서 아테네로 가는 페리를 타기 위해 체스메로 이동했다. 체스메에서 간단히 출국수속 후 그리스 히오스섬으로 가는 여객선을 기다렸다. 체스메항구에서 히오스섬이 육안으로 확인이 될 정도의 거리에 있다. 50여분 정도 걸려서 히오스에 온 우리 일행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아테네를 가기 위해 우리나라 대우조선에서 건조한 블루스타 페리(FERRY)에 승선했다. 블루스타는 최신형 페리다. 내부도 깔끔하고 배가 커서 움직이는지 조차 느끼지도 못 할 만큼 조용했다. 우리의 숙소는 4인실이다. 2층 침대에 욕실(샤워부스), 변기와 세면대가 별도로 구분되어져 있다. 객실은 넓지는 않지만 작은 배낭정도는 충분히 가져갈만 하다. 생각보다 욕실이 넓어서 샤워는 편하게 했다. 페리가 워낙 커 엘레베이터가 사용되었으며 카페테리아에서 커피도 한잔 했다. 한참을 돌아 다니다 보니 슬슬 졸려온다. 깨끗한 침대에 누웠더니 금새 잠이 들었다. 새벽 먼동이 틀무렵 둥근 보름달이 우리일행은 맞이한다. 그리스 아테네의 모습이 궁금하다. 글·사진/ 이인식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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