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각 자치단체마다 폭염에 취약한 노약자 보호에 나섰고, 산업현장에서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진땀을 흘렸다. 도민들도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열대야까지 발생, 도민들은 밤낮으로 더위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폭염이 이어지면서 도민들은 낮 시간 외출을 자제하고 출·퇴근 시간을 조절하고 있다. 무더위를 피해 계곡과 야외 공원을 찾는 도민들도 늘고 있다. 가족과 함께 대치면 까치네를 찾은 이미숙(41)씨는 “아이들이 더위를 참지 못해 계곡을 찾았다”며 “도심 기온은 숨이 막힐 정도”라고 말했다. 축산농가들도 소와 돼지, 닭 등의 폐사를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홍성군에서 양계장을 운영하는 정모(59)씨는 대형선풍기 20대를 모두 가동하고도 축사 온도가 떨어지지 않자 스프링클러로 물을 뿌리는 등 사력을 다했다. 정씨는 “닭은 온도가 30도 이상 올라가면 대사가 빨라져 열사할 가능성이 높다”며 “외부 온도가 연이틀 35도 이상을 기록해 선풍기로 강제 환기를 시키고 물도 계속 뿌려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민들도 더위에 지쳐가고 있다. 청양읍에 사는 최모(63)씨는 “선풍기를 틀어도 방에만 들어가면 숨이 막힌다”며 “한낮에는 야외 그늘에서 보낼 수 밖에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냉방기 가동 중단조치가 내려진 도내 공공기관도 더위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청양군청 직원들은 전력난 위기 극복에 동참하기 위해 복도와 화장실은 물론 대부분의 사무실 형광등을 소등한 채 어둠속에서 업무를 봤다. 일부 사무실에는 냉장고 전원까지 끄면서 전력 사용을 최대한 줄이는 등 정부 방침대로 비상 절전에 들어 갔지만 업무를 수행하는데 힘겨운 하루를 보냈다. 직원들은 찬물에 담근 수건으로 열을 식히거나 쿨매트를 깔고 앉는 등 더위와 사투를 벌였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전력난을 극복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냉방기 금지 조치를 수긍했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정상적으로 업무를 보는 게 불가능하다”고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찜통더위로 자치단체와 소방당국도 분주해졌다. 도소방본부는 폭염피해가 우려되자 119구급대에 얼음조끼 등 폭염관련 필수 구급 장비를 갖추고 출동 대기토록 했다. 도와 일선 자치단체도 폭염 대책본부를 가동, 주민센터와 복지회관 등 1086곳을 무더위 쉼터로 지정했다. 또 건강관리요원과 생활지도사 등으로 구성된 재난도우미를 확보, 독거노인 가정을 수시로 방문하고 건강 체크 등 보호활동을 펼치고 있다. 도내 건설현장도 근로자들의 안전을 위해 한낮 무더위가 예상되는 오후 2~5시까지 ‘무더위 휴식시간제’를 운영하고 있다. 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기온 변화에 민감한 노약자의 경우 폭염 피해에 노출되기 쉬운 만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본부장 이인식 편집국장, 안주혁부장, 이선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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