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 진동·해충까지 들끓어…하천변엔 깨진 술병 등 방치
결국 주민들 나서 분리수거, 처리 비용·정신적 고통 심각
충남의 알프스로 잘 알려진 칠갑산을 휘감고 흐르는 지천변이 관광객들이 버린 쓰레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18일 도로변마다 쓰레기가 작은 동산을 이루고 있다. 지천변 곳곳도 관광객들이 그냥 두고 간 쓰레기로 뒤덮여 있다.
청정1번지 청양군 대치면 까치네계곡. 까치네계속이 생전에 무릉계라 칭했을 만큼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까치네계곡이 해마다 7월부터 8월 말이면 `쓰레기`로 신음하고 있다.
휴가시즌이 막바지에 접어든 19일 오후 버려진 양심의 현장처럼 계곡 도로변 300~400m마다 피서객들이 투기한 쓰레기 동산이 어김없이 나타났다. 종량제 봉투는 거의 구경할 수 없었다. 하루 1,000~1,500여명 이상 찾아와 버린 쓰레기의 양은 엄청났다. 술병, 음료수병부터 캔과 종이상자, 음식물찌꺼기 등 종류도 내용도 다양했다.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 악취도 진동했다. 환경미화원이 지천변을 비롯, 까치네계곡 등에서 하루 1차례 10여톤이 넘는 쓰레기를 처리하고 있지만 워낙 나오는 양이 많아 적기 수거는 엄두를 못내고 있다.
그나마 이것도 보이는 곳만 처리하는 양이다. 까치네계곡 하천변과 상류인 지천변으로 들어가면 쓰레기 천지다. 사람들이 앉았을 것으로 보이는 곳은 어김없이 악취와 함께 쓰레기 봉지가 넘쳐났다.
고기불판, 숯, 소주병, 맥주병, 우산, 돗자리, 아기 기저귀, 가스통 등 쓰레기 종류도 다양했다. 악취는 물론이고, 해충까지 들끓고 있었다.
검은 봉투나 종이상자에 쓰레기를 담아 놓은 곳은 그나마 양심적이다. 깨진 소주병과 음식물찌꺼기를 그대로 놔둔 곳도 보였다. 한 주민은 “자리 펴고 앉을 수 있는 곳 주변은 다 쓰레기밭”이라며 “파 보면 피서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한움큼씩 안 나오는 곳이 없다”고 말했다.
쓰레기 몸살은 까치네계곡에서 2㎞ 떨어진 계곡도 마찬가지다. 계곡 초입에 들어서자 관광객이 버린 쓰레기 1~2톤이 썩는 냄새로 헛구역질과 함께 머리가 아파왔다.
물놀이단속원인 최모(47)씨는 “동네 아주머니 5~6명이 나와 쓰레기를 분리하고 담아 놔 이 정도지 그렇지 않으면 냄새로 견딜 수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밤마다 불피워 놓고 고기 구워 먹고 남으면 그냥 버리고 가는 피서객들 때문에 주민들의 고통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대치면 임장빈면장은 “지천변을 비롯 까치네 계곡 등에 해마다 관광객들이 큰 폭으로 늘고 있지만 여기저기 쓰레기를 남겨 놓고 가는 검은 양심으로 인해 주민들이 치러야 하는 비용과 정신적 부담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본부장 이인식 편집국장, 안주혁부장, 이선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