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군 홍동면은 다른 시골마을과는 다른 무엇들이 많다.
인구 4천명을 채 넘지 않는 시골임에도, 도서관을 비롯해, 출판사, 유기농 빵가게, 협동조합식 주점 등에 비인가이긴 하지만 대학과정 학교도 있다.
화려하진 않지만 주민들 스스로 필요에 따라 하나 둘씩 만들어낸 시설과 모임이 홍동의 다양함을 만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3년 전 이런 식으로 만들어진 색다른 모임인 ‘홍동뻐꾸기 합창단’이 지난 4월 29일 오후 8시 홍동면 밝맑도서관에서 주민들의 호응 속에 창단 3년 만에 첫 정기공연을 개최했다. 10대부터 70대까지, 노래를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하는 이들이 모인 ‘뻐꾸기 합창단’은 지난 2010년 1월 결성됐다.
서울대에서 작곡을 전공한 이력의 귀농인 조대성씨(37)가 전공을 살려 홍성여성농업인센터에서 마련한 ‘합창교실’을 맡으면서 시작된 뻐꾸기 합창단은 매주 월요일마다 모여 즐겁게 연습을 계속해 왔다.
지난 2011년 7월 한일논생물교류 만찬회에서 첫 공연을 가진 뒤, 3년간 지역의 다양한 행사에서 선보이긴 했지만, ‘홍동뻐꾸기 합창단’이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직접 배우로 참여한 단편 영화와 뻐꾸기 합창단의 노래 공연이 번갈아 이어지는 형식으로 진행된 이날 공연에는 1백여명의 마을주민들이 관객으로 참여해, 이웃들이 만들어내는 소박한 하모니를 감상했다.
`산골 소년의 사랑이야기`, `고향의 봄`, `친구여` 등 귀에 익은 가곡과 동요 등 12곡이 이어진 공연에 밝맑도서관 홀을 가득 채운 마을 주민들은 유명 가수 한 명 없어도, 동네에서 자주 만나는 이들이 만들어내는 화음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지휘를 맡아 합창단을 이끌고 있는 조씨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할머니라 쓰고 그녀라 읽는다’라는 주제로, 합창단 활동에 열심이셨던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곡을 구성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무대를 선보여 노래하는 즐거움을 주민들과 함께 나눌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인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