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길어지면서 시금치·무·배추 등 채소값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밭작물은 물이 부족해 생육이 지연되고 피해가 속출하면서 신선식품 전반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추석 장바구니 물가가 심상치 않다. 연일 계속되는 불볕더위로 농·축·수산물이 타들어가거나 폐사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하면서 물가도 들썩이고 있다. 다음 달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앞두고 있어 수요 대비 공급량 부족으로 차례상 물가에도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통계청 7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배추·무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채소류는 전달 대비 3.7%, 농축수산물은 1.3%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주간 동향(7월24일~30일 도매가 기준)을 보면 배추는 전주(8695원/10㎏) 대비 30% 가까이 상승한 1만1092원을, 무는 전주(1만5990원/20㎏) 대비 32%가량 오른 2만1016원을 기록했다. aT는 고온 및 가뭄의 영향으로 일부 생육이 지연되고 상품성이 하락하면서 채소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과일·과채류 중에서는 수박이 2만3260원(8㎏/1통/7월30일 기준)으로 평년보다 67.3% 올랐고 배(15㎏/1박스/7월30일 기준)는 2만2454원으로 평년대비 42.5% 낮은 가격이지만 7월 중순보다 16.3% 오른 가격이다. 사과값은 10㎏당 1만8215원(7월30일 기준)으로 평년에 비해 31.9%, 지난해보다도 26.9% 낮은 수준이다. 다만 수확량 감소폭이 확대되며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이상 저온에 따른 냉해로 올해 사과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14%, 배는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으나 최근 폭염으로 과수 화상병까지 확산하고 있어 수확량 감소폭이 30%까지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소고기·닭고기·돼지고기 값도 크게 뛰었다. 소고기(1㎏)는 1만7902원으로 평년가격 1만6113원보다 7.0%, 닭고기(1㎏)는 1848원으로 평년 대비 11.3%, 냉장육 삼겹살(1㎏) 소매가격도 2만2760원으로 평년 대비 5.6% 올랐다.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aT는 배추·무·건고추·깐마늘·양파 등 채소류와 수박, 참외 등 과채류에 대한 주간(7월31일~8월6일) 전망에 대해 기온이 평년 보다 높고 강수량이 적은 데 따른 작황 부진으로 물량이 감소해 7월 하순에 이어 8월 초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축산물도 더위에 민감한 돼지나 닭 등 가축이 폐사하면서 공급량이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전국적으로 가축 217만7000마리가 폐사했다. 이 가운데 닭이 204만2438마리로 전체의 93%를 차지했다. 이런 상황에서 폭염이 장기화하면 예년보다 열흘이나 일찍 찾아오는 추석 차례상 물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폭염으로 농축수산물 공급량이 줄어들며 오른 가격 상승 여파가 한 달 이상 계속될 수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