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과 급식 등에 종사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5일 파업에 돌입하면서 일부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 서비스가 제대로 제공되지 못하는 등 차질이 빚어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정규직과의 임금 차별 해소, 급식실 폐암 종합대책 마련 등을 요구하며 이날 하루 파업에 들어갔다.교육공무직으로 불리는 이들은 교육기관과 학교에 근무하는 근로자 중 공무원이 아닌 이들을 말한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오전 11시 기준 전국 유·초·중·고등학교에 종사하는 교육 공무직 2만1천470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전체 교육 공무직원(16만8천625명)의 12.7%가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연대회의 측은 8만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예상치의 4분의 1만 파업에 동참한 셈이다. 파업의 영향으로 전국에서 급식을 실시하는 유·초·중·고교 1만2천570곳 중 3천181곳(25.3%)의 급식이 이날 정상 운영되지 못했다.
그중 대체식을 실시한 학교는 3천27곳이었다. 빵과 우유 등으로 학생에게 급식을 제공한 학교는 2천780곳, 학생들에게 개인 도시락을 지참하라고 한 학교는 134곳으로 집계됐다. 단축 수업 등 학사 일정을 조정해 급식을 아예 시행하지 않은 학교도 154곳 있었다.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학교 가운데 초등 돌봄 교실을 운영하지 못한 경우는 701실로, 전체 돌봄 운영 교실(1만2천526실) 대비 5.6%를 차지했다. 돌봄을 운영하는 학교 총 6천39곳 가운데 파업 참여자가 1명이라도 있는 경우는 614곳으로 집계됐다.서울의 한 학교 급식실 관계자는 “대체식으로 햄치즈샌드위치, 빵, 음료수가 나왔다”며 “더 먹을 사람은 더 먹고, 물량이 부족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3학년생 학부모는 “대체식으로 아들 학교에 삼각김밥이 나왔다고 들었다”며 “아들한테 평소에도 삼각김밥을 먹여본 적이 없는데 속상하다”고 말했다.한 중학교 학부모도 “급식으로 카스텔라 1개, 팩 주스 1개, 귤 1개 나왔다”며 “한창 크는 중학생인데 이렇게 나왔다”고 속상해했다.경기에서는 교육공무직 3만7천293명 중 5천902명(16%)이 파업에 참여했다.학교 2천708곳 중 849곳에서 빵·우유·과일 같은 간편식이 제공됐고, 19곳은 급식을 중단했다. 돌봄교실 64곳도 문을 닫았다.이 지역 한 초등학교의 경우 영양교사를 제외한 학교급식 종사자 5명 중 4명이 파업에 참여하고 1명이 병가를 내면서 급식은 인스턴트 간편식으로 대체됐다.
그러나 이들의 파업을 바라보는 학부모 반응은 대체로 싸늘하다.학부모 A(48·경기 고양시)씨는 “아무리 정당한 목소리라도 아이들을 볼모로 하면서 국민적 공감을 얻겠냐”며 “더는 아이들에게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학부모연합회 한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 요구는 이해하지만 기본적인 의무조차 저버리면서 교육 당국을 압박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