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보도에 장식하는 기사 가운데 빈도수가 가장 높은 것 중 하나가 집단행동 문제다. ‘우리지역은 안돼’, ‘그건 절대 불가’ 뭐 이런 내용이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럴만한 사정과 이유가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단행동으로 해결할 수 밖에 없는 사안도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살펴보면 다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아 신문을 만들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일반인들이 선 듯 받아들이기 어려운 억지성 행동도 없지 않다는 것이다. 그런 집단행동은 이유와 명분과 대상의 변화가 있을 뿐 어제 오늘의 일만은 아니다.일정부분 시대의 조류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80년대는 학생들의 데모가 한창 유행했다. 이유는 ‘안된다’와 ‘돼야한다’학교 앞은 거의 매일 돌맹이와 최류탄이 오갔을 정도니 사실 공부는 뒷전이었다. 당시는 투쟁의 대상과 목표가 뚜렸했다. 군부독재에 맞선 민주화 실현이 명분이었고 싸움의 대상도 정권에 맞춰졌다. 6.29선언 이후 학생들의 집단행동이 주춤하고 90년대에 들어 행동이 주체가 일반주민과 시민사회단체에게로 넘어갔다.특히 90년대 행동 주체가 시민사회단체로 넘어간 데는 아마 문민정부의 출범과 지방자치제 부활의 영향이 큰 것으로 추측된다. 소위 군부 정부가 몰락하면서 타도의 대상이 점점 사라지고, 대신 민선 단체장·지방의원 등 선량들의 당락을 좌우하는 주민표가 힘을 발휘하면서 집단이기적 민원이 자연스럽게 생겨나지 않았나 싶다. 실제 90년대 초반 지방의회가 부활하면서 ‘님비’라는 용어가 한때 신문의 유행어로 등장하기도 했다. 이미 알려진대로는 님비는 1987년 미국에서 생성됐다. 님비(nimbi·Not in my back yard), 말 그대로 ‘우리 마당에는 안된다’는 신조어다.뉴욕 근교의 ‘아이슬립’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그 곳에서 나온 쓰레기 3000여 톤을 실은 바지선이 처리할 곳을 찾아 무작정 항해에 나선다. 바지선은 노스캐롤라이나·플로리다·텍사스 등 미국 남부 6개주를 전전했으나 어디에도 받아주는 곳이 없어 중남미 멕시코·벨리즈·바하마까지 간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모두 ‘노 생큐’다. 결국 쓰레기를 실은 바지선은 6개월간 6개주 3개국을 떠돈 끝에 아이슬립으로 되돌아간다.쓰레기소각장·분뇨처리장·화장장 등 주민들의 생활에 꼭 필요한 시설인 줄 알면서도 ‘우리동네는 사절’이라는 저항에 부딪쳐 결국 무산되고 마는 현상이다.반대로 우리지역에 득이 되는 시설은 유치를 위해 너·나할 것 없이 발벗고 뛰는 형상을 일러 핌피(pimfi)라고 한다. 님비와 핌피는 ‘안된다’, ‘돼야한다’의 문제일 뿐 집단 이기적 성격이라는 점에서는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그런 님비적 현상은 우리 청양지역에서도 극에 달하고 있다. 예를 들자면 지천댐건설 문제로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 규제로 지역 상권이 무너진다는 등 거짓 선전 선동으로 군민들을 분열시기고 있다. 주민들의 알 권리를 무시한 채 주민설명회 조차 힘의 논리로 무산시키고 있다.물론 개중에는 명분있는 싸움도 많다. 그러나 대부분 일단 팔부터 걷어붙여 보자는 식이다. 예기에는 공익도 희생도 협상의 여지고 없다. 오르지 실력, 힘뿐이다. 문제를 그렇게 만든 1차적 책임은 청양군을 포함한 청양군의회의 주민의견 수렴 부족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그러나 더 큰 문제는 ‘우리 지역만은 안된다’는 님비적 발상에 더해 실력 뒤에 돌아오는 몫(?)을 의식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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