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농촌과 지방은 지금 조용한 침식을 겪고 있다. 통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경고음을 울려왔지만, 이제 그 숫자들은 현실속에서 전혀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 들고, 학교는 문을 닫고, 마을은 생기를 잃어간다. 지역소멸은 지방이 스스로 생존할 힘을 잃어가고 있다는 구조적 현실, 다시 말해 삶의 문제이자 생존의 문제다.
문제는 속도다. 농촌의 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된다. 청년은 떠나고, 쓸 만한 일자리는 점점 사라지며, 고령화는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수년간 지방소멸을 막기 위한 여러 정책과 예산이 투입되었지만, 단기적 예산 확보나 선심성 사업에 머문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이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의 미봉책(彌縫之策)에 불과했고, 결국 다시 이전보다 더 큰 구멍을 남긴 채 허무하게 사라졌다.더군다나 정치권은 여전히 이념의 성벽 안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시간은 정치보다 훨씬 빠르게 흐른다. 정쟁이 길어지는 만큼 농촌은 하루, 한 달, 한 해씩 쇠락의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 물론 말로는 쉽다. 사람을 끌어올 일자리를 만들고, 도시와 연결되는 정주여건을 갖추고, 지역자원을 활용한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도해야 한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역의 명운을 바꾸는 것은 추상적인 정책이 아니라 지방정부 수장의 철학과 실행력이다. 실용 행정, 민관 협력 행정, 데이터 기반 행정만이 지역을 되살리는 전략을 현실로 만든다.농촌 인구 유출을 막는 것도, 청년을 돌아오게 하는 것도, 기업을 설득하는 것도, 중앙정부를 움직이는 것도 결국 지방정부의 역할이다. 그래서 중 요한 것은 “누가 이 지역을 미래로 이끌 수 있는가?”이다.지도자의 철학이 정쟁에 갇히면 지역의 시간은 속절없이 흘러만 간다. 반대로 지도자의 사고가 실용적이고 공공을 향하며, 무엇보다 철저히 준비되어 있다면 지역은 비로소 앞으로 나아간다. 지역소멸의 경계선 앞에 선 지금, 농촌의 시간은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서로의 색깔을 따지는 정치가 아니라 공동체의 생존을 중심에 둔 실용적 리더십이다.지도자는 많지만 준비된 지도자는 드물다. 계획과 말은 넘쳐나지만, 진짜 실행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그래서 리더십의 경륜과 실행력의 깊이가 지역의 생존을 결정한다.리더십은 ‘말’이 아니라 ‘준비’다. 실행력은 단순한 추진력이 아니다. 그것은 문제를 쪼개고, 우선순위를 세우고, 기회를 포착하며, 예산을 확보하고, 사람을 모아내는 능력이다. 지역소멸이라는 거대한 구조적 문제도 결국 하나의 결정에서 바뀐다. 준비된 지도자는 위기를 읽어내고, 준비된 실행력은 그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 지도자가 바뀌면 마을의 분위기가 바뀌고, 중앙정부의 시선이 달라지며, 민간 투자가 움직이고, 청년이 돌아온다. 그때 비로소 지역의 서사는 새롭게 쓰인다. 지역의 미래는 우연이 아니라 준비된 리더와 준비된 실행력의 합작품이다.따라서 지역소멸의 위기는 우리에게 가장 진실하고, 가장 유능하며, 가장 헌신적인 리더를 요구한다. 정치적 배경이나 소속 정당의 이익에 갇힌 지도자가 아니라, 지역의 생명력을 되살릴 실질적 능력과 경륜을 갖춘 인물이 선택되어야 한다.이제 우리는 눈앞의 이해관계를 넘어서야 한다. 그리고 어떤 난관속에서도 자신의 원칙과 방향을 잃지 않는 리더를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만 가물거리는 지역소멸의 불씨를 다시 살리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다음 세대에 온전히 물려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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