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54.사진)이 20대 총선 출마지역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이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해찬 의원(7선. 세종시)이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21대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는 박수현 실장 입장에선 이해찬 의원 불출마로 세종시 출마까지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박수현 실장은 지난 19대 총선에서 보수층이 두터운 공주시에서 국회의원에 당선, 충청권 진보진영이 약진하는데 발판을 놓았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는 공주시 선거구가 부여군?청양군과 합구(合區)되면서 재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박수현 실장은 지난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 캠프 대변인을 맡으면서 정치 활동을 재개했고, 민주당이 집권에 성공하며 문재인 정부 초대 대변인에 임명됐다.지난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남지사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지만, 여성 당원 공천 의혹 등에 휘말리며 예비후보직을 중도 사퇴하는 등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지난 달 문희상 국회의장 비서실장에 발탁되면서 재기의 교두보를 마련했다.지역 정가에서는 박 실장이 2년 뒤 총선에 출마해 국회 재입성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출마지는 지역구인 공주?부여?청양 재출마 가능성이 높을 것이란 예상이다.하지만 이해찬 의원이 당권 도전을 위해 ‘총선 불출마’ 카드를 빼들면서 향후 박 실장의 정치적 선택지가 넓어질 전망이다. 세종시 인구가 선거구 분구 요건인 30만 명을 넘어선 부분도 박 실장이 세종시 출마를 저울질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종시 인구는 지난 7월 말 내국인 기준 30만2703명으로 집계됐다.현재로서는 세종시가 분구되더라도 박 실장이 꾸준히 조직을 관리했던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앞서 박 실장은 20대 총선을 앞두고 김종인 당시 민주당 대표가 세종시 출마를 권유했지만 “공주시민을 저버릴 수 없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는 또 지난 지방선거에서 도지사 예비후보 사퇴 이후 공주와 부여, 청양 등지를 돌며 후보자 지원 유세에 적극 나섰다. 그 결과 민주당은 공주시장과 부여군수, 청양군수를 석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때문에 현재 지역구가 박 실장에게 더 이상 ‘험지’가 아니라는 분석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편에선 “박 실장이 정치인인 이상 세종시 출마를 완전히 닫아놓진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박 실장이 차기 총선에서 세종시가 아닌 현재 지역구에 출마한다면 지난 20대 총선에서 패했던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4선)과 재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이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로 분위기는 침체된 상태지만, 해당 지역구가 오랜 시간 ‘보수의 철옹성’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누구도 승리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다.반면 세종시는 ‘민주당 공천=당선’ 공식이 공공연하게 오르내릴 정도로 진보진영이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다. 여기에 선거구제 개편에 따라 분구가 이루어지면 당선 확률은 공주?부여?청양보다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이유 때문이다.또 박 실장 고향인 옛 공주시 장기면(현 세종시 장군면) 일대가 지난 2012년 7월 출범한 세종시에 편입된 점도 박 실장이 향후 출마지역을 결정하는데 배제할 수 없을 것이란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이와 관련해 박 실장은 말을 아끼며 구체적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지만, 민주당 전당대회 이후 총선 모드로 접어들면서 그의 거취는 수면 위로 올라올 공산이 크다.박수현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24일 본지 기자와 통화에서 “선거구제 개편이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지금 저로서는 국회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 국회의장 비서실장 역할에 전념하고 있다”며 “그 외 정치적인 상황에 대해선 생각해 본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박 실장이 신의를 강조하는 정치인이란 점에서 지역구를 옮기는 것은 어렵겠지만, 정치적 선택지가 넓어진 것만은 사실”이라며 “2년 뒤 정치 상황도 어떻게 변할지는 모를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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