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가 30여 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고 오는 14일 퇴임식을 갖는다.떠날 때 남겨진 이들에게 아쉬움이나 여운을 남기는 사람은 흔치 않다. 아니 그런 사람이 되기란 어려운 일이다.하지만 지역 공직사회와 언론계 등 충남도 안팎에서 남궁영 충남도 행정부지사는 그런 사람이다. 아쉬움이 커서 보내고 싶지 않은 사람.남궁 부지사가 14일 공식적인 퇴임식을 갖고 34년 여의 공직 생활을 마무리 한다.남궁 부지사는 퇴임을 하루 앞둔 13일 <디트뉴스>와의 만남에서 "직원들이 아쉬워하는 분위기라 `헛살지는 않았구나` 하는 기분"이라며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보였다.그러면서 1985년부터 쉼 없이 달려온 공직 생활에 대해 "시원섭섭합니다. 이제 신분상으로 자유롭다는 점에서는 시원하고, 해오던 일들을 마무리 해야 하는데 생각보다 빠른 시기라는 측면에서 섭섭하죠"라며 소회를 밝혔다.큰 실수 없이 수십 년 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게 된 공은 충남도민들과 공직자들에 돌렸다."아직 살날이 많지만 어쨌든 지금까지 일생을 충남도민들과 함께 해왔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신 덕분"이라는 것.그럼에도 기억에 남는 어려웠던 순간으로는 천안 농축산물류센터를 꼽았다. 그는 "심대평 전 지사님 당시 농정과장을 하던 시절에, 개장한지 3년도 안된 천안 농축산물류센터가 문을 닫아야 했을 때가 있었다"며 "2년 여 동안 파견을 나가 도정에 부담이 안되고 정책 실패가 없도록 정리했지만 배운 것도 많고 아픈 만큼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고 털어놨다.지난해 3월 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건으로 인한 도정 공백을 언급할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당시 남궁 부지사는 안 전 지사의 불명예 퇴진으로 생긴 도정 공백을 잘 이끌고 마무리했다는 평을 받았다. 남궁 부지사는 "물론 그때도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실 직원들이 같이 많이 노력해 줬다"며 "그 시기는 직원들이 극복해 준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이어서 그는 후배 공무원들에게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메세지를 전했다.남궁 부지사는 "직장에서는 우선 일을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간관계, 즉 사람이 중요하다"면서 "그거에 따라 신명나는 직장이 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30여 년 이상의 공직 생활을 해본 결과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정치권의 러브콜에 대해서는 그동안 여러 자리에서 밝힌 것처럼 "그럴 생각이 없다"고 다시 한번 선을 그었다.남궁 부지사는 "우선 정치하고 행정은 영역이 다르다. 그리고 멋있게 정치를 하는 선배들보다는 고생하는 분들을 많이 봤다"며 "정치가 아니라 이제는 저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지난해 말부터 흘러나온 이동설은 남궁 부지사 본인은 물론 충남도정에도 갑작스러웠던 일이다.당시 양승조 충남지사가 "절대 보낼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오자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이 오히려 남궁 부지사를 따로 불러 "양 지사 좀 설득해 보라"고 했다는 일화 등 모든 일과 말들을 뒤로 하고 남궁 부지사는 오는 3월부터 부산에 있는 한국자산관리공사 상임이사로 새롭게 출발한다.남궁 부지사는 "외국에서도 생활했는데 (연고가 없는) 부산이야 뭐.. 잦은 이사로 아내에게는 미안하지만...(웃음), 건강도 챙기고 새로운 일도 부딪혀 가며 열심히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여전히 청년 같은 그에게 "건승(健勝)하십시요"라는 마지막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