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찾아온 불청객 더위로 학생들이 고통을 받고 있다. 비싼 전기요금과 전력 사용 부담 탓에 일선 학교들이 냉방장치를 아무때나 가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연일 30도를 웃도는 찜통 교실에서 수업을 해야하는 교사들과 학생들은 무더위 타개책을 호소하고 있으나 학교는 속수무책이다. 특히 원전 가동 중단 사태로 정부가 전력 피크시간대(오전 11~낮 12시, 오후 1~5시)에 전력을 과다 사용하면 연간 3배의 할증요금을 부과키로 해 당분간 학생들의 학습권 악화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낮 최고기온이 32도에 육박한 10일 오후 홍성 A중학교 3학년 교실은 `찜통`을 방불케 했다. 에어컨을 가동하지 못해 창문을 열고 선풍기에만 의존했다. 40여명에 이르는 학생들은 흐르는 땀을 주체하지 못하며 연신 부채질을 하기에 바빴다. 상당수 학생들은 교복 상의를 벗은 채 반팔 티셔츠만 입고 수업을 들었지만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책상에 엎드리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이처럼 도내 각 학교 현장에서 `찜통 더위 대란`이 일어나고 있지만 학교측은 전력난 우려와 치솟은 전기료 탓에 에어컨 가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홍성 지역 한 고교 교장은 “지난해 여름철에 매월 900만원의 전기요금을 지출했다”며 “전기 절약 차원에서 되도록이면 에어컨 가동을 하지않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계 등에서 요구하고 있는 교육용 전기요금의 요율 조정 문제도 정치권과 정부의 외면 속에 수년째 제자리다. 도내 교육계 한 인사는 “해마다 정치권과 정부에 교육용 전기요금 요율을 산업용 수준으로 인하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진척되지 않고 있다”며 “선거철만 되면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정책들이 쏟아지지만 정작 선거가 끝나면 `모르쇠`로 일관, 학생들이 쾌적한 환경에서 공부할 학습권이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교육용 전기요금도 2008년 4.5%가 인상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 5년 동안 30% 넘게 올랐다. 올해 1월에도 3.5% 인상돼 전체 학교 운영비에서 차지하는 전기료가 공공요금의 50%대에 육박하고 있다. 이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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