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드기에 물려 사망하는 환자가 잇따라 발생해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당국은 가장 기초적인 방역작업에도 착수하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도내 야생진드기 바이러스(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 SFTS) 대응 및 방역 시스템은 잡아놓은 진드기의 종류조차 감별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당국에 의하면 현재 제주에 이어 야생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환자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어 주위가 요망되고 있다. 하지만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SFTS 확진환자 보고 이후 진드기 채집 등의 실태조사가 부족한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도 채집된 모든 표본이 질병관리본부로 보내져 도에선 아무런 서식 실태 자료도 확보하지 못했다. 연구소에 채집된 수많은 종류의 진드기 가운데 작은소참진드기를 분류·감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나 장비가 전혀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이 지난주부터 한강공원 8곳, 월드컵공원 등 도시공원 14곳 등 도심 대규모 생태공원 22곳 등 관내 100개 지점에 대해 작은소참진드기 채집 및 서식조사에 착수한 것과 비교하면 너무나 대조적이다. 도에서는 작은소참진드기를 통해 SFTS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환자의 검사와 확진 여부를 판단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도 보건환경연구원 한 관계자는 “아직 진드기들을 정확히 분류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해 자체적인 서식 실태조사 등은 어렵다”며 “의심환자의 확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각종 검사는 다음 달 시약이 도입되면 도내에서도 자체적으로 가능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수만종에 달하는 진드기에 대한 기존 연구자료가 많지 않은데다 종의 감별이 워낙 어려운 작업인 만큼 유전자 검사 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곤충생태 연구·교육기업 비틀에코의 관계자는 “곤충 등을 육안으로 분류하는 동정작업은 작은 무늬, 더듬이의 모양, 발목의 마디 하나 차이 등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전문가들에게도 까다로운 작업”이라며 “최근엔 정확한 종의 분석을 위해 DNA검사를 도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주민 박모(여·49)씨는 “야외공원에서 산책이나 조깅도 자주 하고 주말이면 등산도 가끔하는 데 풀숲을 보면 불안한 것이 사실”이라며 “최소한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공원 정도는 불안감 해소 차원에서 진드기 서식 유무 등을 조사해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김명일 취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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